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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물에 들어가면 주름지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돌돌통 2025. 7. 7.

손이 물에 들어가면 주름지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알아보는 ‘주글주글 손가락’의 비밀

 

목욕을 하거나 설거지를 오래 하면 손가락 끝이 주글주글하게 변하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마치 오래된 건포도처럼 손에 생긴 주름은 과연 왜 생기는 걸까요? 단순히 피부가 물을 흡수해서? 아니면 숨겨진 생리적 메커니즘이 있는 걸까요? 오늘은 ‘물에 들어가면 손이 주름지는 진짜 이유’를 과학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현상: 피부가 부풀어 생기는 주름?

 

오랫동안 사람들은 손이 물에 들어가 주름지는 이유를 단순한 피부의 흡수 현상으로 이해해 왔습니다. 손가락 끝부분의 **표피(피부의 바깥층)**가 물을 흡수하면서 부풀어 오르고, 그 아래층인 진피피하지방은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표피만 팽창해 상대적으로 아래로 밀리며 주름이 생긴다는 이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설명은 일부만 맞을 뿐, 완전한 답은 아니었습니다.

진짜 원인은 ‘신경계의 능동적인 작용’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은 단순한 삼투압 작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관여하는 능동적인 반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손이 물에 닿으면 땀샘이 열리고,
  2. 피부 내부의 염분 농도가 낮아지며,
  3. 이 변화가 신경 섬유를 통해 뇌에 전달됩니다.
  4. 뇌는 자율신경계를 통해 혈관을 수축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5. 혈관이 수축되면 피부 전체 부피가 줄어들고,
  6. 그 결과 피부가 안쪽으로 끌려들어가면서 주름이 생기는 것이죠.

즉, 피부의 변화는 피부 자체보다는 신경계와 혈관 작용의 결과인 셈입니다.

 

‘신경계’가 원인이라는 증거

 

이 가설이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신경이 손상된 사람에게는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신경질환을 앓는 환자나 사고로 인해 손의 자율신경계가 손상된 경우, 물에 손을 담가도 아무런 주름이 생기지 않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주름 형성에 자율신경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주름지는 이유, 혹시 진화적 적응?

 

과학자들은 이 신비로운 현상이 진화적 기능일 수 있다고 추측합니다.

비가 오거나, 물가에서 뭔가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손이 젖게 됩니다. 이때 손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은 미끄러운 환경에서 물체를 더 잘 잡도록 도와주는 기능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름진 손가락이 평평한 물체보다 미끄러운 물체를 잡는 데 더 유리하다는 연구도 있지만, 모든 연구 결과가 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논란이 있는 부분이지만, 꽤 흥미로운 가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개인마다 주름 패턴이 다르다고?

 

흥미롭게도, 손가락에 생기는 주름의 모양이나 위치, 패턴은 사람마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각자의 손가락 내부에서 혈관이 일정한 위치에서 수축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주름이 단순히 무작위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리 구조에 따라 정해진 방식으로 생긴다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손이 물에 들어가 주름지는 현상은 단순한 피부 흡수가 아니라, 자율신경계가 관여하는 능동적 생리 반응입니다. 혈관 수축으로 인해 피부 부피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이 주름은, 어쩌면 젖은 환경에서 더 잘 물체를 잡을 수 있게 해준 진화적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다음번에 손가락이 주름졌다고 “늙었네~” 하기 전에, 여러분의 몸이 얼마나 정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떠올려보세요. 몸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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