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한국인의 밥상’ 새 진행자로 700회 진행
최수종, ‘한국인의 밥상’ 새 진행자로 바통 터치… 700회 맞은 장수 프로그램의 감동 스토리
대한민국의 식탁 위에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한 끼에 담긴 역사와 삶, 그리고 문화를 깊이 있게 조명해온 KBS의 대표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이 어느덧 700회를 맞이했습니다.
무려 14년 동안 한결같이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배우 최불암 선생이 699회를 끝으로 물러났고, 700회부터는 배우 최수종이 새로운 진행자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인의 밥상’에 대한 애정과 다음 시대를 향한 새로운 각오가 따뜻하게 오갔습니다.
‘한국인의 밥상’이란?
‘한국인의 밥상’은 2011년 1월 첫 방송 이후, 한국 곳곳의 지역 음식을 소개하며 그 속에 숨겨진 삶의 이야기와 전통 문화를 조명해온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안방에 깊은 울림을 전해왔죠.
단순한 맛집 소개가 아닌, 한 끼 식사를 중심으로 지역민들의 삶과 역사, 공동체 정신까지 비추는 ‘푸드멘터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최불암에서 최수종으로, 따뜻한 바통 터치
최불암 선생은 "이제 든든한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고자 한다"며 조용히 하차 의사를 밝혔고, 제작진은 끝까지 만류했지만 결국 그의 뜻을 존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4년간 매주 전국을 누비며 ‘진짜 밥상’의 이야기를 전해온 그의 헌신은, 말 그대로 이 프로그램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배우 최수종. 그는 “최불암 선생님의 그림자를 밟을세라 조심하면서 그 발자국을 따르겠다”며 진심 어린 존경과 책임감을 드러냈습니다.
평균 이동거리 900km, 최수종의 촬영 소감
최수종은 "지금까지 4번의 촬영을 진행했는데, 하루 이동거리가 평균 900km에 달했다"며 “이걸 14년간 해오신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촬영에서 총 8곳의 지역을 방문, 그 지역의 독특한 음식과 문화를 접하며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음식들을 통해 감사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촬영 도중 만난 어르신들이 “내가 죽기 전에 최수종 당신을 보게 되어 행복하다”는 말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초등학생이 "강감찬 장군님 사인해주세요!" 라고 반겨줬던 일화를 전하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는 과거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강감찬 장군 역을 맡았습니다.)
"아버지의 시선이 아닌, 이웃의 눈으로"
그는 "최불암 선생님이 아버지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만나셨다면, 저는 아버지이기도 하고, 아들이기도 하며, 삼촌, 형, 이웃집 오빠 같은 다양한 관계의 시선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만의 방식으로 ‘한국인의 밥상’을 조용히, 그러나 따뜻하게 변주하겠다는 포부입니다.
PD가 말하는 ‘최수종의 합류 이유’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임기순 PD는 “최수종은 따뜻함과 깊이, 무게감과 친밀감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며 새 진행자로서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설익은 과일은 맛이 없지만 잘 익으면 단맛이 난다”며, 앞으로도 ‘한국인의 밥상’이 감칠맛 나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왜 ‘한국인의 밥상’은 특별한가?
이 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사람과 삶, 그리고 전통을 ‘밥상’ 위에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나 레시피가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땀과 눈물, 기억을 담아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매회 울고 웃으며 화면을 지켜봤습니다.
최불암이 “한 상 가득 내어주시는 어르신들의 밥상을 마주할 때마다 늘 숙연해졌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은 '먹방'이 아니라 '삶방(삶을 먹는 이야기)'이었습니다.
최수종의 다짐처럼, 새로운 1000회를 향해
최수종은 기자간담회에서 “제게 꿈이 있다면, 최불암 선생님이 지켜오신 15년 그 이상의 시간을 이 프로그램과 함께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제 시작이지만,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앞으로 ‘한국인의 밥상’을 또 다른 전통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은 한 사람의 밥상 너머로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비추는 따뜻한 거울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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